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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In] '난수표' 투표용지 해독법

투표는 어렵다.   우편투표 용지를 받으면 어려움의 정도는 그 두께로 가늠한다. 다음달 7일 치러지는 올해 예비선거 역시 두툼했다.     뜯어보니 읽기 전부터 지친다. 내가 사는 LA시 13지구 유권자 집에 배달된 우편투표 용지는 8페이지다. A4 용지보다 30%쯤 더 긴 종이 앞뒷면에 글이 빼곡하다. 벌써부터 올라오는 피로감을 꾹 참고 한 장씩 넘겨본다. '기자가 투표 용지 한번 안 읽어봐서 되겠나.'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투표는 더 어려워진다. 뽑아야 할 선출직은 30개고, 용지에 적힌 후보자수는 무려 191명에 달한다.   연방 상.하원에 각 1명씩을 시작으로 LA시 선출직은 시장, 시검사장, 회계감사관, 시의원, 교육위원 등 5명에 표를 줘야한다. 또 LA카운티는 수퍼바이저, 셰리프국장, 조세사정관, 판사 9명 등 12명을 투표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 선출직으로는 주지사를 비롯해 11명을 뽑아야 한다.   투표의 첫 난관은 직책명의 이해다. 보험국장, 조세형평국위원, 총무처장관 등등 당최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지 모른다. 구글로 찾아봤다. 역할이 뭔지 알아야 적임자를 고를 것 아닌가.   대충이나마 감을 얻고 투표할 후보 명단을 봤다. 더 낭패다. 아는 이름이 없다. 용지에 적힌 후보 정보라고는 소속 정당과 직업 딱 2가지다. 말했다시피 용지에 인쇄된 전체 후보는 191명이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만 26명이고, 연방 상원의원에도 23명이나 출마했다. 모든 후보의 정보를 한 명당 1분씩만 봐도 191분, 꼬박 3시간11분이 걸린다.   '성실한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다독거리며 후보 정보를 뒤졌다. 고맙게도 인터넷에는 '밸럿피디아(Ballotpedia.org)'라는 선거 전문 백과사전이 있다. 출마 후보의 이력은 물론이고 출마의 변도 일문일답식으로 자세히 올려져있다.   올해 예비선거 투표용지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후보는 연방상원직에 도전한 티모시 어시치 주니어다. 민주당 소속이고 의사다. 어시치 후보의 이름은 금시초문이다. 직업 정치인이 아닌 첫 출마한 아웃사이더니 당연하다. 반면 그가 맞서는 현역인 알렉스 파디야 의원은 익숙하다. LA지 7지구 시의원에 주상원의원, 주총무처장관까지 지냈으니 그의 이름 옆 공란을 칠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유혹을 꾹 참고 그의 출마 정보를 읽었다. 마지막 질문과 답은 이렇다.   -의회에서 타협은 어떻게 해야하나?   "주고 받는 건 의회의 본질이다. 하지만 본래 법안에 다른 법안을 끼워넣어 추가하는 건 타협이 아니다. 반대로 일부를 빼서라도 통과시켜야만 국민들에게 빨리 혜택을 줄 수 있다."   어시치 후보의 그럴 듯한 철학을 읽고는 나머지 190명 후보의 변을 보는 걸 포기했다. 아마추어 정치인이 이 정도라면 후보들의 말로 적임 여부를 판단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쯤 되면 드는 생각은 하나다.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열심히 일할 후보들의 명단은 없을까.'   투표 용지는 사실 유권자들에게는 해독 불가능한 난수표나 마찬가지다. 유권자의 신성한 권리를 충실히 수행하고 싶지만 투표다운 투표를 하긴 어렵다. 뭘 하는 자리인지 모르고 200명에 가까운 후보들은 더더욱 잘 모른다. 답 없는 고민만 하다가 결국 지지 정당이나 낯익은 후보 이름을 찾아 '찍기'를 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번 해본 사람이 잘하겠지'라거나 '같은 한인이니까 무조건 뽑아야 하지 않겠어'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말이다. 소신이나 공약 대신 자기합리화가 투표에 담긴다.   투표가 어렵다는 한인들을 위해 중앙일보는 난수표를 해독할 수 있는 '커닝페이퍼'를 하나씩 내놓고 있다. 후보들을 소개하고 공개지지한다.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해 일할 적임자가 누군지 검증했다.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난감함에 고민하는 것은 중앙일보의 몫이다.   투표는 쉬워야 한다. 정구현 / 선임기자·부장스토리 In 투표용지 난수표 우편투표 용지 출마 후보 후보 정보

2022-05-15

써니 박, 투표용지 ‘맨 위’ …가주 알파벳 추첨서 행운

오는 6월 7일 열릴 OC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출마한 써니 박 부에나파크 시장이 투표용지에서 3명의 후보 명단 중 맨 위 자리를 차지하는 행운을 잡았다.   가주 총무부는 선거법에 따라 투표용지의 후보자 등재 순서 결정을 위해 알파벳 무작위 추첨을 실시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S, 2. P, 3. H, 4. U, 5. C, 6. F, 7. G, 8. R, 9. Z, 10. L, 11. X, 12. K, 13. B, 14. A, 15. N, 16. E, 17. D, 18. Q, 19. V, 20. O, 21. Y, 22. W, 23. J, 24. I, 25. T, 26. M.   추첨 결과에 따라 각 카운티 선거관리국은 투표용지를 인쇄할 때, 성씨(라스트 네임) 기준 알파벳 순위가 높은 순서대로 후보자를 나열하게 된다.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박 후보 외에 덕 채피 현 수퍼바이저와 스티븐 바르가스 브레아 시의원이다.   박 후보의 성인 박(Park)의 첫 글자인 P는 2번이다. 채피(Chaffee)의 C는 5번, 바르가스(Vargas)의 V는 19번이다. 따라서 투표용지의 후보 명단은 박, 채피, 바르가스 순으로 인쇄된다.   미국의 투표용지는 한국과 달리 기호 1번, 2번 등의 숫자가 붙지 않는다. 후보의 이름이 순서대로 나열될 뿐이다.   박 후보는 “연방, 가주, 카운티에 걸친 여러 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선택할 때, 상당수 유권자가 후보에 관해 잘 모른다는 이유로 기계적으로 첫 번째 후보에게 기표하고 넘어간다. 4지구 후보 중 내 이름이 맨 위에 나오게 돼 경쟁자들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알파벳 추첨에 따른 행운이 모든 선거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제시카 차 후보가 출마한 OC지방법원 28호 법정 선거의 경우, 카운티 전체 유권자가 투표한다. 이 경우, 후보 이름 순서에 따른 어드밴티지가 특정인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가주 하원 지역구를 기준으로 각 지역구마다 출마 후보의 이름 순서를 바꿔가며 투표용지를 인쇄한다.   박 후보는 “수퍼바이저 4지구에선 모든 지역의 투표용지에서 내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온다. 이름 순서만 놓고 당락을 논할 순 없지만, 내게 행운이 따른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예선에서 득표율 2위 내에 들면 11월 결선에 진출한다. OC선거관리국은 오는 9일 우편투표용지 발송을 시작한다. 임상환 기자투표용지 알파벳 우편투표용지 발송 알파벳 추첨 출마 후보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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